[더스파이크=용인/서영욱 기자] “형들이 나간 자리를 잘 채워야죠. 빈틈이 보이지 않게 준비하는 게 목표입니다.”파워볼실시간

대한항공 미들블로커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신임 감독은 지난 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들블로커진 집중력 향상에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훈련에서 미들블로커진에 들이는 시간도 많다. 26일 한양대와 연습경기에서는 팀 내 모든 미들블로커를 고루 활용하며 경기력을 확인했다. 피드백도 라인업이 바뀔 때 곧바로 진행했다.

현재 대한항공 미들블로커 중 가장 대한항공에 오래 있었던 진성태(27)도 산틸리 감독 부임 이후 찾아온 변화를 느끼고 있다. 26일 연습경기 후 만난 진성태는 “훈련 템포가 많이 빠르시다. 매 훈련 집중력을 강조하신다”라고 말했다.

더 자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진성태는 “훈련량 자체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훈련 템포가 바뀌었고 중간중간 쉬는 선수들 없이 움직인다. 훈련도 게임 형식으로 많이 한다. 그래서인지 조금 더 쉴 틈 없이 훈련해서 훈련량이 늘어난 느낌도 준다”라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 변화를 주기보다는 산틸리 감독 스타일을 새로 접목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일단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라고 운을 뗀 진성태는 “우리 팀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훈련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감독님께서 더 집중력을 바라시고 경쟁식으로 훈련하고 이기는 걸 강조하시니 선수들도 더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산틸리 감독이 이처럼 미들블로커 훈련을 강조하기 전에도 대한항공은 미들블로커 활용이 활발한 팀 중 하나였다. 2019~2020시즌에도 두 번째로 많은 속공을 시도했고(436회, 최다는 538회의 현대캐피탈) 속공 성공률은 1위(62.61%)였다. 진성태는 “우리 팀 자체가 박기원 감독님 때부터 미들블로커 훈련을 많이 했다”라며 “세부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 전 감독님과 지금 감독님 스타일이 다른데 지금은 거기에 적응 중이다”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이전과 차이는 블로킹에 관한 주문에 있다. 진성태는 “감독님이 해외리그 지도 경험이 많으셔서 영상을 많이 가지고 계신다. 그걸 보면서 스텝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어떻게 스텝을 밟아야 원하는 블로킹 포지션을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하시고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해오던 블로킹 시스템과 차이점도 언급했다. 진성태는 “국내 블로킹은 항상 같이 움직이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감독님은 정해진 움직임을 만들어주신다. 패턴이 들어간다. 일괄적으로 다 같이 움직이는 시스템이 주였는데 지금은 특정 상황에서 패턴에 따른 블로킹 포메이션을 가져가는 게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비시즌 진성태의 목표는 분명하다. 2019~2020시즌과 비교해 달라진 미들블로커진에서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019~2020시즌 대한항공 주전 미들블로커는 모두 팀을 떠났다. 김규민은 입대했고 진상헌은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기존 진성태와 진지위, 조재영이 새로 합류한 한상길, 이수황과 함께 팀 중앙을 책임져야 한다.

진성태는 “우리 팀 가장 큰 변화가 미들블로커다. 형들이 잘해주고 갔다. 그 부분을 잘 채워야 한다”라며 “미들블로커진에서 빈틈이 보이지 않게 잘 준비하는 게 비시즌 목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앵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데 여자대표팀 주전 세터 이다영의 이적이 지각 변동을 몰고 왔습니다.

이다영에 밀린 조송화와 조송화 때문에 떠난 이나연은 비장한 각오로 시즌을 준비 중입니다.

박선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다영의 흥국생명 이적에 밀려 기업은행으로 둥지를 옮긴 조송화.

통합 우승을 합작했던 옛 동료 이재영을 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조송화/IBK기업은행 세터 : “(이재영이) 까다로운 선수이기 때문에 저희가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고요. (친정팀에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무조건 이기도록 하겠습니다.”]

조송화를 후계자로 지목했던 명 세터 출신 김사니 코치의 영입이 커다란 힘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좋아요!”]

[김사니/IBK기업은행 코치 : “앞쪽으로 토스할 때 손가락을 안으로 넣고 손목을 정확히 이용해서 팔꿈치까지 밀어주는 것만 신경을 쓰면 될 것 같아.”]

띠동갑이라 세대 차이가 날 법도 하지만 친구처럼 공감대가 많습니다.

[조송화-김사니 : “후라이드! (양념!) 역시 안 맞아. 비빔냉면! 돈! 생각보다 너무 많이 통해서 당황스러워요.”]

조송화에 밀려 이적한 이나연은 속공과 시간차 등 자신만의 장점으로 이다영과 조송화에 도전합니다.

[이나연/현대건설 세터 : “이다영과 다른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감독님의 지도 속에 저만의 색깔이 있는 플레이를 펼쳐보고 싶습니다.”]

전설의 세터 이도희 감독의 집중 지도가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이나연 : “누우면 여기가 막 욱신욱신 쑤셔요.”]

[이도희 : “여기가 (알이) 배겨야 해. 손가락 힘을 많이 줘 가지고…”]

이다영에서 시작된 연쇄 이동이 불러온 ‘세터 삼국지’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스포츠경향]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라이트 황연주가 스포츠경향과 만났다. 현재 부상중인 황연주는 훈련보다는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용인 |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 주중 여자배구 현대건설의 훈련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체육관, 오후 3시30분 훈련이 시작되기 전 일찌감치 코트로 나온 황연주(34)는 먼발치에서 코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족히 20년은 넘게 누볐던 코트, 이제는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 그 누구도 모른다. 지난달 정신없이 결혼식이 지나갔고 이제 그의 시야에 들어와 있는 것은 직사각형 모양의 코트뿐이다.하나파워볼

2004-2005시즌 흥국생명에서 데뷔한 황연주는 올 겨울 프로로 17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프로시작과 동시에 데뷔해 한국여자배구의 라이트 포지션을 지배한 그는 ‘꽃사슴’이라는 별명에서 주는 이미지와 ‘기록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성과까지, 대중과의 많은 접점을 가져왔다. 지난 시즌 1위를 질주하던 팀이 바라보던 우승컵이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사라졌던 슬픔과 지난달 프로농구 LG의 박경상(30)과 결혼식을 올린 기쁨의 시기도 흘러가고 있다. 한 달의 휴식 끝에 그는 차근차근 다시 몸을 만들고 있다.

“결혼 뒤에도 생활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어요. 평일에는 서로 훈련 때문에 밤 10시나 돼야 만날 수 있고, 아침에는 서로 출근하느라 정신이 없죠. 주말에만 같이 지내니 연애할 때랑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웃음) 단지 새롭게 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남편과 많이 상의하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중요한 결정은 혼자 했거든요.”

윙 공격수치고는 작은 키(177㎝)지만 타고난 탄력과 과감한 경기운영으로 정상의 자리에 섰던 그였던 만큼 세월의 파고는 그만큼 높았다. 지난 시즌에는 주전에서 밀리는 경우도 잦았다. 그러나 지난 3월 외국인 선수 라이트 헤일리가 떠나고 새로 레프트 루소가 영입되면서 모처럼 주전 라이트로 명예회복 기회를 다시 잡았다. 황민경과 함께 번갈아 나설 예정이다. 이전처럼 기록을 거침없이 쌓아올리기는 어렵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달성해야 할 많은 기록이 남아있다.

“서브나 후위공격 등 국내선수들은 많이 못 하는 기록이 특히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조금만 더 하면 ‘앞으로 안 깨질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프로 처음으로 했던 ‘1호’ 기록들도 많이 생각납니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라이트 황연주가 스포츠경향과 만났다. 현재 부상중인 황연주는 훈련보다는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용인 | 박민규 선임기자
황연주의 통산 서브득점은 통산 482개로, 2위 양효진(334개)과 148개 차이가 난다. 후위공격에서는 더욱 멀리 도망가 있다. 1306개를 기록한 황연주의 뒤에는 2012년까지 선수생활을 한 KGC인삼공사 몬타뇨(970개)가 통산 2위로 올라 있다. 황연주는 또 여자부 통산 1호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서브·블로킹 득점 경기 당 3개 이상), 남녀 통합 통산 1호 5000득점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파워볼게임

“앞으로 몇 게임을 더 뛸지는 모르지만 얼마 안 남은 기록들은 개수를 채우고 싶어요. 6000득점까지는 이제 6점만 남았고, 블로킹도 500개까지 1개만 부족해요. 500단위든 1000단위든 채울 수 있는 건 다 채우는 게 남은 목표입니다.”

남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계기는 올시즌 다시 찾아왔다. 바로 흥국생명 시절 1년 후배로 입단해 한국 여자배구의 아이콘으로 커온 김연경(흥국생명)의 복귀 때문이다. “은퇴 전 같은 경기에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국내로 돌아온 것은 정말 축하할 일이고, 환영할 일”이라고 말한 황연주는 “그래도 상대편이고, 적”이라고 승부에서는 선을 그었다.

“너무 대단한 선수고 막기가 힘드니 김연경 선수를 막기 위해 저희가 더 노력하게 되겠죠. 결국 그런 부분은 저희 전력에도 플러스가 될 것 같아요.”

황연주의 머리에는 다가올 시즌 해야할 일로 가득 차 있다. 골똘하던 그에게 물었다. “선수생활을 끝내야겠다 싶은 자신만의 기준이 있냐”고 하자 그의 눈빛이 깊어진다.

“그만 둘 때가 됐다고 한다면 제가 먼저 가장 잘 알지 않을까 싶어요. 키도 작았던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 점프나 힘으로 버텼거든요. 그래도 아직은 ‘이제 안 되는구나’하는 순간이 오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1년, 1년이 다르니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정말 당장 내년에도 못 할 수 있는 거고요. 지금의 저로서는 시기를 정하긴 어렵네요.”

그 이후의 항로 역시 당장 생각할 수 없다. 다만 누구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제시될 수 있을 거란 예상만 할 수 있다. 지도자로 갈 수도 있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해설을 할 수도 있다. 안 그래도 이런 생각으로 복잡했던 머릿속 미래는 결혼을 뒤 하나의 선택지가 추가돼 결정을 더욱 어렵게 했다.

“내년에 은퇴를 한다고 해도 우리나이로 서른여섯이에요. 2년만 더해도 서른여덟이 되는데 육아에 대한 걱정도 생겼죠. 안 낳고 살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나중에 아이가 스무 살인데 저희가 환갑이 다되는 그림은 상상하기 힘들었어요. (김)해란 언니처럼 아이를 위해 그만두는 선수도 있는데 저도 그런 부분을 생각 안 할 순 없겠더라고요. 더욱 지금 당장은 정하기 힘들어요.”

황연주의 결혼식 사진. 황연주 제공
복잡한 머리는 역시 훈련장에서 뛸 때는 깨끗히 정리된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한 경기, 한 세트, 하나의 공을 보고 팀의 우승에 다시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이효희(40)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1998년 실업 무대 데뷔 후 자리 잡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7년이었다. 그 이후에도 여러 팀을 옮겨 다녔다. 그는 옮긴 팀마다 족족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팬들로부터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가대표도 서른이 넘어 경험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농익은 기량을 펼쳤던 이효희는 스스로를 ‘늦게 핀 꽃’에 비유했다. 지난 4월 24일, 22년의 실업-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공식 은퇴를 선언한 이효희는 코치로서 새 인생을 준비 중이다. 5월 19일, 이효희 코치를 만나러 김천을 다녀왔다. 유니폼이 아닌 코치복을 입은 이효희의 모습이 아직은 낯설었다.

‘언니, 아니 아니 효쌤’선수들도 어색해 하는 ‘코치 이효희’이효희는 5월 첫째 주부터 한국도로공사에서 코치 업무를 수행 중이다. 3월까지만 하더라도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렸던 그는 이제 선수들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었다. 모든 선수가 아직도 그 모습이 어색하다고 말한다. 이효희도 선수들만큼 코치라는 자리가 아직은 어색하다고 이야기했다.Q__은퇴 후 곧바로 코치가 됐습니다. 소감이 어떤가요.선수들 운동하는데 저는 안 하니까 이상하죠. 몸은 편한데 아직도 마음은 뭔가 불편해요. 애들이 힘들게 운동을 하고 있는데 저 혼자 편하니까 느낌이 달라요. 같이 훈련하던 제가 동생들의 자세를 잡아주니 이상하네요.Q__이제는 코치로서 김종민 감독을 만나게 됐어요.선수 시절보다 더 어려워졌어요. 선수 때는 감독님이 오빠처럼 편하게 가르치는 지도 스타일이었어요. 정말 격없이 지냈죠.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제가 모시는 분인 만큼 말이나 행동 모두 조심해요. 감독님도 선수 때는 저에게 농담도 걸어주고 했는데 코치가 된 지금은 그러지 않죠.Q__아직 많은 시간은 지나지 않았지만 코칭스태프의 마음이 조금씩은 이해가 될 법 합니다.볼 훈련은 하지 않고 체력 훈련만 하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Q__선수들도 아직 ‘코치 이효희’는 어색해하지 않나요.그렇죠. ‘언니, 아니 아니 효쌤’이라고 해요. 호칭부터 어색해하죠. 또한 훈련 때 자세를 잡아주면 그렇게 어색하다고 해요. 특히 이번에 GS칼텍스에서 이고은 선수가 왔잖아요. 선수 언니로서 아니라 코치로서 말하니까 느낌이 이상하다고 해요.Q__선수 시절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선수 때는 배구만 잘 하면 됐고, 그거면 끝이었어요. 지금은 배구뿐만 아니라 배구 외적인 부분도 보살펴야 하죠. 또한 외국인 선수 영상을 다 찾아봐야 하는 것도 하나의 업무죠. 외국인 선수가 오면 호흡을 맞추기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제가 직접 찾아보고 뛰어다녀야죠. 선수들 컨디션 하나하나 체크해야 하는 것도 코치의 업무에요. 조금만 말했는데도 선수 때보다 할 일이 늘어났네요.Q__많은 팬들께서는 아직도 은퇴했다는 부분에 아쉬움을 표해요. 은퇴, 솔직히 아쉽지 않나요.미련을 가지면 더욱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요. 사실 제 나이가 은퇴를 해도 이상한 나이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미련은 없어요.Q__은퇴 후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이게 현실인가, 꿈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루 정도는 머릿속이 막 헷갈렸어요. 그래도 하루 지나고 나니까 ‘그래, 은퇴는 당연한 거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은퇴 시점에 구단에서 코치 제의가 들어왔기에 자연스러운 은퇴를 택할 수 있었다고 봐요. 선수 때부터 지도자가 꿈이었기 때문에 지금이 은퇴하기 좋은 시점이었다고 생각해요.Q__은퇴를 주위에서도 많이 아쉬워했을 것 같아요. 가장 아쉬워한 사람은 누구였나요.가족들이죠. 항상 제 결정에 지지를 해줬거든요. 이번에는 많이 아쉬워하더라고요.Q__그래도 40살을 넘어서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은데요. 선수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요.안 아팠던 게 큰 비결이죠. 아프지 않아서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배구가 재밌더라고요. 어릴 때는 억지로 끌려 나와 하는 기분이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배구장 가는 게 좋았어요.Q__어떻게 생각해보면 이효희 코치와 세대교체라는 단어는 무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스포츠에 세대교체가 있기는 해야죠. 하지만 억지로 세대교체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나이가 들었어도 잘한다는 것은 젊은 선수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한 거예요. 매일 노력하고 몸 상태를 유지하니까 뛴다고 봐요. 그런데 무턱대고 ‘세대교체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죠. 저는 25살에 베테랑이 되었잖아요. 세대교체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들어서 그런지 남들보다 더 노력을 한 것 같아요.Q__어린 선수들보다 몇 배 더 노력을 하는 게 베테랑 선수들이네요.정말 베테랑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해요. 주위 베테랑 선수들만 봐도 어릴 때 훈련의 2배 이상을 하기 때문에 지금의 실력을 유지한다고 봐요. 그러니까 팬분들께서도 ‘이제 나이 먹었으니 그만둬라’라는 이야기보다는 ‘와, 이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했기에 여기까지 왔을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Q__많은 선수들이 나이가 들수록 배구가 더 재밌어진다는 이야기 합니다. 이유는 뭘까요.배구의 매력을 알았다고 해야 할까요. 어릴 때는 운동하는 게 뭔가 무섭고, 힘들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힘든 부분도 시간이 다 해결 주면서 지나가더라고요. 배구의 매력에 빠지면 빠질수록 나중에는 힘든 운동도 너무 재밌더라고요.

김사니와 이숙자는 나의 배구 동반자이효희 하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두 이름이 있다. 김사니 IBK기업은행 코치와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다. 세터 포지션에서 때로는 라이벌로, 때로는 동반자로 선수 시절을 함께 보냈다. 이효희에게 이들은 어떤 존재일까.
Q__희로애락이 깊었던 선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선수 시절을 되돌아본다면 어떨까요.저는 ‘늦게 핀 꽃’이에요. 어릴 때는 경기도 많이 못 뛰고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러다 25살 때부터 주전으로 뛰기 시작했으니 ‘늦게 핀 꽃’이 맞는 것 같아요.Q__그래도 ‘우승 청부사’ 역시 ‘늦게 핀 꽃’ 만큼이나 이효희 코치와 함께 어울리는 별명입니다.쑥스럽긴 한데 선수로서는 최고의 별명이죠. 우승은 좋은 선수만 있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저는 지도자는 물론이고 선수단, 구단 지원, 운까지 모두 좋았어요.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봐요.Q__선수 시절 이효희 코치의 라이벌 하면 김사니 IBK기업은행 코치와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어땠나요.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담스럽죠.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우리 셋은 라이벌이라기보다는 배구 동반자라고 봐요. 일단 세 명 모두 배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만의 매력이 있다고 봐요. 사니는 기본적인 힘이 좋고, 숙자는 깔끔하고 정석적인 배구, 저는 빠르고 낮은 배구를 추구해요. 각자 자리에서 자기 스타일의 배구를 잘 했기에 다 빛난 것 같아요.Q__이제는 김사니 코치와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 대결을 펼칩니다. 선수 때보다 더 긴장될 것 같습니다.사실 많이 부담스럽죠. 이젠 개인 성적이 아니라 팀 성적을 두고 경쟁을 펼치는 거잖아요. 내가 잘 하는 것보다 선수들이 빛이 날 수 있도록 도와야죠.Q__매사 웃는 모습 때문에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을 것 같습니다.세터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해요. 경기에서 실수를 해도 그 실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세터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Q__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도 한 번 생각해보는 거 어떨까요.좋은 날은 너무 많아서 하나만 뽑긴 그렇네요. 연속 정규리그 우승 경험도 기억에 남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좋았고요. 한국도로공사에서 거둔 2017~2018시즌 통합 우승도 기억에 남고요. 아쉬웠던 순간은 모든 패배 경기죠. 제가 어릴 때부터 지는 걸 굉장히 싫어했어요. 승부욕이 엄청 강해요.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도 아쉽고,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에서 러시아에 2-3 역전패했을 때도 아쉬웠고요.Q__제 생각에는 2013~2014시즌, 2014~2015시즌에 거쳐 MVP를 받았을 때도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세터로서 MVP를 받은 선수는 여자부에서 이효희가 유일하다).영광스럽죠. 세터로서 MVP를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Q__과거 전화 인터뷰 당시 현역 시절 최고의 파트너로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최광희 감독을 뽑았어요. 어떤 이유일까요.(장)소연 언니 같은 경우는 2014~2015시즌 정규리그 우승 매치 포인트를 합작했어요. 그래서 기억에 남아요. 제가 올려준 볼을 언니가 처리해 주면서 경기가 끝났죠. (최)광희 언니는 처음 실업에 갔을 때 KT&G(現 KGC인삼공사) 주장이었어요. 제가 힘들고 백업으로 지쳐 있고, 그만두려 할 때 저의 손을 잡아줬어요. 지금도 힘들 때마다 언니가 멘토링을 해줘요. 존경하는 언니죠.Q__두 레전드에게 은퇴 소식을 전했을 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던가요.두 분 다 좋은 이야기해주셨죠. 그동안 고생했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상의를 많이 했죠. 그리고 소연 언니는 2014~2015시즌 정규리그 우승 포인트를 제가 잘 올려줘 포인트로 낼 수 있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소연 언니 같은 경우는 최근에까지 선수 생활을 했잖아요. 그래서 더 많은 말을 해줬던 것 같아요.Q__오랜 시간을 뛴 만큼 기억나는 외인도 있을 것 같은데요.니콜과 카리나가 생각나요. 니콜은 얼마 전에 연락을 나눴어요. 서로 은퇴 소식을 공유하면서 ‘고생했다’고 이야기를 했죠. 카리나는 이번에 트라이아웃 영상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봤는데 정말 반갑더라고요. 세 시즌 동안 같이 뛰었는데 재밌는 친구였어요. 항상 유쾌했던 기억이 나요.Q__두 선수의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선수 모두 한국에서 세 시즌을 뛰었습니다.니콜은 한국 선수 같았어요. 한국말을 정말 잘 해요. 그리고 한국 배구의 느낌을 안다고 해야 할까요. 한국 배구의 전체적인 흐름을 아는 선수였죠. 카리나와는 흥국생명에서 두 시즌, IBK기업은행에서 한 시즌을 같이 보냈어요. 흥국생명에서는 철부지 같은 느낌이었죠. 노는 것을 엄청 좋아했어요. 그런데 IBK기업은행에는 엄마가 되어서 돌아왔잖아요. 아이가 생겨서 그런지 책임감 있는 배구를 하더라고요. 확실히 흥국생명 때와는 느낌이 달랐죠.

세터가 아니었다면 이효희는 없었다이효희에게 세터란?이효희는 은퇴 직후 <더스파이크>와 전화 인터뷰에서 “세터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못 했을 것이다. 키가 작다. 리베로도 못 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효희는 자신과 세터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세터란 어떤 포지션일까. 그리고 후배 세터인 이다영-이고은-안예림에 대해서도 한 마디 거들었다.Q__이효희 코치를 두고 후배들은 ‘한국 최고의 세터 중 한 명이었다’라는 칭찬을 쏟아냈습니다. 후배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저는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었어요. 사실 힘들면 농땡이도 피울 수 있겠지만 후배들이 보고 있잖아요. 그래서 꾀 안 부리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후배들이 나를 보고 열심히 훈련하길 바랐던 적도 있고요. ‘이 사람 정말 열심히 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죠.Q__‘세터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못 왔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을까요.배구 처음 할 때부터 세터로 시작했고, 세터 외 다른 포지션은 안 해봤어요. 배구 선수로만 29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세터 말고는 다른 포지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신체적인 조건을 생각해도 세터 외 다른 포지션은 어울리지 않고요. 어릴 때 다른 선수들은 공격수 욕심이 많잖아요. 저는 그런 것도 없었어요.Q__처음 배구할 때부터 세터라는 포지션에 강한 애착이 있었나 봅니다.어릴 때부터 세터의 매력을 느꼈어요. 우리 팀 공격수들과 함께 상대를 속이고, 콤비를 맞추는 게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경기를 조율하는 것도 재밌었고요. 축구로 따지면 미드필더겠네요(웃음).Q__아까 세터로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외 가져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요.세터는 고루고루 잘 해야 해요. 기본기, 순발력, 센스, 경기를 풀어가는 해결 능력까지 모든 것이 다 능해야 하는 게 세터죠.Q__현재 대표팀 주전 세터는 이다영 선수가 맡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봐왔기에 하고 싶은 말도 많을 것 같습니다.(이)다영(흥국생명)이는 고등학생 때부터 봤어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같이 갔는데 그때부터 대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4년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았다면 지금은 완벽한 보석이 된 것 같아요. 더 많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Q__이다영 선수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요.고루고루 갖고 있죠. 신장도 좋고, 점프도 좋고, 기본적인 운동 능력이 너무 좋아요. 정말 타고난 세터라고 생각해요. 끼와 개인기가 있어 팬들도 좋아하잖아요. 스타성까지 가지고 있죠.Q__도로공사 세터진에도 많은 관심이 쏠려요. 이원정 선수가 떠나고 이고은 선수가 왔습니다(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는 5월 21일 트레이드 발표를 했으나, 선수들은 이미 팀을 옮겨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지금 이고은, 안예림이 있어요. 고은이 같은 경우는 패스를 잘 해요. 단점은 속공 플레이가 미숙해요. 제가 속공 플레이에 능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은이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봐요. (안)예림이는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죠. 그래도 키도 크고 갖고 있는 능력이 좋기 때문에 조금만 배우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Q__두 세터의 활용 방안은 어떻게 되나요.고은이는 지난 시즌까지 GS칼텍스에서 주전으로 뛰었어요. 즉시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죠. 속공만 다듬는다면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예림이는 고은이의 플레이를 보면서 경험을 많이 쌓아야죠, 그래도 블로킹에 장점이 있고, 미들블로커와 속공 플레이를 잘 해요. 상황을 보면서 적재적소에 맞는 선수 기용이 아무래도 중요하겠죠.

이효희가 그리는 제2의 배구 인생“후배 양성 힘쓰겠다…결혼도 언젠가는”이효희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비혼 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코치로서 성공이 더 중요하다. 다가오는 시즌 코치로서 각오와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Q__코치는 선수와 다른 자리입니다. 선수로서 많은 것을 이룬 만큼 지도자로서도 이루고 싶은 게 많을 것 같습니다.그렇죠. 선수로서는 계속 우승을 했잖아요. 지도자로서도 우승의 맛을 느껴야죠.Q__개인적으로 그리는 지도자의 표본이 있나요.각 감독님들의 장점을 배우고 싶어요. 예를 들면 김종민 감독님은 속은 무서운데 겉은 부드러워요. 선수들을 편하게 해줘요. 오빠 리더십이죠. 그런 부분을 하나씩 배워야 해요.Q__문정원, 정대영 선수도 이번 FA 재계약 이유 중 하나로 김종민 감독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선수들의 신뢰가 두텁나 봅니다.감독님은 정말 선수들을 편하게 해줘요. 지난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때 한국 팀 감독을 맡으셨는데 다른 팀 선수들도 김종민 감독님 밑에서 한 번 배워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저도 선수들이 따르는 지도자가 되어야죠.

Q__지난 5월 첫째 주부터 한국도로공사의 비시즌 훈련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시즌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이번 비시즌이 중요합니다.아직 볼 훈련보다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요. 선수들이 체력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비시즌에 최선을 다한다면 우승컵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요.Q__2020~2021시즌 키플레이어는 누군가요.아무래도 고은이 아닐까요. 배구에서 제일 중요한 세터 포지션에서 다른 팀에서 온 고은이가 얼마나 적응하는 게 중요하죠.Q__올 시즌 목표는 우승으로 잡고 있나요.우리는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웃음). 그리고 저는 개인적인 목표가 하나 있어요. 고은이나 예림이가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팬들에게 ‘이고은, 안예림이 이효희 밑에서 잘 컸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Q__코치 외 제2의 인생을 어떻게 그릴지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합니다.주위 사람들이 ‘효희야, 결혼 안 해?’라고 물어요. 여기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전 비혼 주의자가 절대 아니에요. 좋은 사람이 생기면 결혼할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싱글 라이프가 좋아요. 당분간은 배구에 집중하고 싶어요.Q__이효희 코치에게 배구란 무엇일까요.제 삶의 전부였어요. 사람들 만나면 배구 빼고는 할 이야기가 없더라고요. 배구를 안 했으면 결혼하고 애를 키웠을 거예요. 어릴 때는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 선수 도전을 해보거나 현모양처가 꿈이었던 적도 있어요. 그래도 배구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다른 선수들은 20대 중반 때 하고 싶은 게 많았다고 하는데 저에게는 배구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Q__이제 코치로 한 발짝 내디뎠습니다. 인터뷰 마무리 전에 각오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선수로서는 베테랑까지 갔으나 아직은 신입 코치에요. 여러 지도자분들의 장점만을 배워 지도자로서도 성공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가오는 시즌 최우선 목표는 고은이나 예림이가 더 성장해 좋은 플레이를 펼쳤으면 좋겠어요. 후배 세터들이 성장한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네요.Q__응원해 준 팬들에게도 감사인사 부탁드려요.너무나도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도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Q__언제나 코치님을 지지해 준 가족들에게 한 마디 남기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 때문이에요. 언제나 제 의견을 지지해 줬어요. 훈련이나 경기 끝나고 집에 가면 짜증을 낼 때도 있었는데 왕처럼 저를 생각해 줬어요. 그동안 쑥스러워 표현을 못 했는데 이 자리에서 한 마디 남기고 싶네요. 그동안 진심으로 감사했고 고맙고 사랑합니다. 앞으로는 제가 다 보답할게요.

7월 11일 결혼식을 올리는 이희성-곽유화 커플. (C)이희성-곽유화 커플 제공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이희성 트레이너(대한항공)와 곽유화 선수(부산시체육회)가 오는 7월 11일 경상남도 진주시 제이스퀘어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12년 인연이 결실을 맺는 것.

두 사람의 만남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이희성 트레이너는 당시 성남시 판교에 훈련장이 있던 한국도로공사 배구단 트레이너로 입사했다.

도로공사와 청소년대표팀의 2009년 경기 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청소년대표 유망주 선수들은 경기 후 프로팀 트레이너들이 치료를 해줬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곽유화는 힘든 훈련 속에 아픈 곳을 세심하게 돌봐주는 이희성 트레이너가 마냥 따뜻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고향이 진주인 이희성 트레이너도 진주선명여고 소속이던 곽유화를 고향 동생처럼 대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곽유화는 1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됐다. 이후 팀에 합류한 곽유화는 이희성 트레이너를 찾아 먼저 사랑을 고백했다.

하지만 이 트레이너의 화답은 ‘포옹’이 아닌 ‘딱밤’이었다. 다른 생각 말고 운동에만 전념하라는 따끔한 충고도 함께였다.

이후 곽유화는 일명 ‘얼짱선수’로 인기 상한가였다. 언니들의 소개로 소개팅에도 나갔다. 하지만 곽유화의 마음은 일편단심 이 트레이너 뿐이었다. 두 사람은 선수와 트레이너로 매일 얼굴을 보며 평소처럼 지냈다.

변곡점이 만들어진 건 2014년이었다. 도로공사가 FA(프리에이전트) 이효희를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영입하고, 국내로 복귀한 김사니가 흥국생명에서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하면서 곽유화는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게 됐다.

팀이 달라지면서 두 사람은 편하게 얘기를 주고 받았다. 서로의 속마음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2014년 8월 31일은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연애를 시작한 날이다. 이후 5년이 넘도록 끈끈한 사랑을 이어온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고 응원하며 마침내 가정을 이루게 됐다.

그 사이 이희성 트레이너는 도로공사를 거쳐 대한항공에서 트레이너로 선수들의 몸을 관리하고 있고, 곽유화는 2015년 흥국생명에서 은퇴한 후 수원시청, 포항시체육회를 거쳐 현재 부산시체육회 선수로 뛰고 있다.

두 사람은 해외 신혼여행을 ‘코로나 19’로 미뤘고, 국내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화성 병점동에 신접살림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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